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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바이러스’ 누가 왜 퍼트리나

  • 2015-11-18 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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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똥밭에 굴러도 대한민국”…왜 이 땅을 저주하나

김다혜 <이화여대 1학년>

다음 글은 1개월 전 자유경제원 홈페이지 ‘젊은 함성’ 코너에 실려 열렬한 찬사와 함께 일부 혹독한 댓글 공격도 받았던 문제의 글 “헬 조선? 니들이 지옥을 알아?”를 수정 보완한 칼럼이다. 헬 조선을 말하는 대학가 젊은이들의 감상주의적 투정이 이제는 지겹다고 지적하는 필자는 탈북한 지 3년째인 여대생이다. 그런 그는 요즘 들어 더욱 대한민국이야말로 천국이고, 북한이야말로 지옥이라는 걸 탈북 엘리트 학생의 시각 아래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은 대학사회의 특징인 커다란 지적(知的) 허위의식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편집자>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대인 관계 포기 등, 저성장 시대에 사는 암울한 20~30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요즘 대세인 “헬 조선”사이트는 자국 혐오를 이끌어내는 반국가적인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 학점관리, 취업 스터디, 토익 학원, 자격증 시험 등 취업의 문턱에서 최후의 노력해도 일자리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에 “헬 조선”, 5포세대, 7포세대 등 비관적인 언어들은 “불 난 집에 풀무질”하는 격으로 어두운 청년들의 감정에 기폭제가 되었다. 


벌써 발 빠른 정치인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청년들을 위한 정치를 펴겠다, 지옥을 탈출하자, 등 달콤한 말로 그들을 자극한다. 마치도 강에 빠진 사람에게 지푸라기를 줄까? 밧줄을 줄까? 아니면 구명조끼를 던져 줄까? 하면서 장난치듯 말이다. 참으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 이런 언어들을 산출해 사회에 지옥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선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이 땅을 뜨고 싶다’는 철부지들의 헛소리 


조지 오웰은 저서 “1984”에서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인 동시에 거짓과 진실을 함께 생성해 내기도 한다. 이는 요즘 쓰레기 기사들이 난무하는 “기레기”현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회에 비운의 구름을 드리우는 요인은 바로 나쁜 언어를 만들어 선동의 도구로 써 먹는 일부 비도덕적인 언론이다.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라는 구절이 있듯이 언어란, 누가 어떻게 만들어 내고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


만약 대한민국이 지옥이라고 가정하자. 그래서 “헬 조선” 사이트 메인에 올라온 불만과 불평으로 도배한 글들에 달리는 댓글마다 ‘이 땅을 뜨고 싶다.’, ‘망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철없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대한민국을 위해서 과연 너는 무엇을 했냐고? 단지 이 땅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 땅을 욕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저성장 시대에 청년실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봤는가? 아니면 여기저기 국회를 찾아 다니며 머리가 빈 국회의원들에게 청년들 일자리를 위해 강성 귀족노조들과 싸워달라고 당당하게 부탁해 봤는가? 나처럼 대학 1학년이면 누구나 말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공무원이 문제라고…. 하지만 4학년이 되면 누구나 대기업, 공무원이 되려고 발버둥친다. 왜?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사람들이나, 거기에 동조하는 철없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이 지옥이라면 당신들도 지옥을 만드는데 한 몫을 한 장본인이라고…. 나 역시도 대출을 받아 월세 방에서 사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하지만 나는 비관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 교통비, 학비, 식비 걱정을 하면서도 노력하면 살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하기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진짜 지옥인 북한을 살아본 나는 밝힐 수 있다


그러한 사실을 동료 학생들보다, 남보다 더 절실하게 체감하는 건 내가 다름 아닌 탈북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밝히거니와 나는 나이 서른 살이 넘어서야 대한민국을 찾았고, 탈북한 지 3년째인데 요즘 들어 더욱 그걸 확신한다. 그래서 외치고 싶다. “개똥밭에 굴러도 대한민국이다!” 그런 내게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의 풀 한 포기도 새롭게 보이고, 꽃 한 송이도 아름답다.


안타까운 것은 10여 살 아래의 친구들과 대학사회의 특징인 커다란 지적(知的) 허위의식이다. 괜히 사회를 비판하고 손가락질하는 걸 특혜인양 떠들어대는 분위기를 익히 안다. 급기야 헬 조선 어쩌구를 말하는 저들의 감상주의적 투정을 받아주는 게 이제 나는 너무도 지겹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단 한 마디다. “너네들이 지옥을 알긴 알아?”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는가? 바다에 떠내려온 3살짜리 어린 아이의 죽음 앞에서 불쌍하다 생각하지 마라, 지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진정한 자기 조국이 없어서 어떡하나 구차한 삶을 살아 보겠다고 죽음을 무릅쓰고 “난민”이 되어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바로 지옥을 경험하는 것이다. 진정한 지옥을 경험해 보려면 멀리도 말고 우리나라의 반쪽 북한을 보라! 지옥은 바로 그런 것이다. 서 푼도 안 되는 잠꼬대나, 투정을 부리지 마라.


정부 돈을 뜯어내는 거지근성, 경제성장 막는다


지옥이라서 취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 경쟁과 상(賞)과 벌(罰) 기능을 마비시키는 어리석은 생각과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기업에 대한 반감, 부자는 무조건 사회에 환원하고,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정부의 돈을 뜯어내야 한다는 “거지 근성”이 바로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일부 요인이다. (국민소득의 98%를 착취해가는 공산국가에서도 국민에게 손해배상은 해주지 않는다. 바다에서 부식된 배를 건져내는데 수천 억을 버리지 말고, 그 돈으로 청년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는 생각 못 해봤는가?) 자국 혐오심을 갖고 있는 당신의 그 생각이 바로 취업의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인성을 갖고 다른 지옥을 찾아 간다고 해도 우리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집안이 기울었다고 하여 결코 그 집에 불을 지르지 않는다. 기울어진 원인을 찾고 삶의 터전을 가꾸려고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한다. 부탁하건대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나의 집, 나의 터전, 나의 조국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만들어갈 현명한 청년이 되길 바란다. 또한 국민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 볼 것은 내가 국민의 의무와 책임감을 다 했는지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